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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된다. 게시물 보기
제목 [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된다.
작성일 2016.11.28




57세 여자 환자가 양쪽 하지방사통으로 병원을 찾아왔습니다.1년 전부터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걷기 시작하면 5분도 안돼 증상이 나타나서 힘들답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4개월간 주사 치료를 받았는데 통증 호전이 거의 없었다네요.
젊어서 수영 선수를 했고, 최근까지 수영강사로 일했던 건강한 환자였습니다.

신기한 것은 앞서 다녔던 병원에서 주사치료를 받는 동안 양측 종아리가 점점 가늘어졌습니다.
그 병원 의사선생님은 종아리가 가늘어지는 게 별 일 아니라고 했답니다.
운동이 직업이었을 정도로 건강했던 환자는 종아리 근육이 원인도 모르게 가늘어지는 게 너무 속상했답니다.
우울한 마음이 지속돼 죽고싶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였습니다.

그 병원에서 가져온 정밀검사 영상자료를 살펴봤습니다. 환자의 진단명은 요추 3-4-5번간 척추전방전위증에 의한 중증 척추관 협착증.
“대체 어느 교수님이 이 정도까지 악화될 정도로 치료를 하셨나요?”라는 말이 필자의 입에서 튀어나왔습니다. 환자의 답변이 놀라웠습니다.
“정형외과,신경외과가 아니고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했었어요.” 그 의사선생님은 수술은 안 해도 되니 주사 치료를 6개월 정도 받아야된다고 하셨다는군요.

척추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과는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중에서도 척추를 세부전공한 전문의들입니다.
종아리 근육이 가늘어졌다면 근력약화 등의 마비증상이 동반되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비수술치료를 중단하고 수술적 치료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시행했어야만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상위 척추가 하위 척추에 대해 전방으로 전위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개의 경우는 단순방사선 사진만 봐도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척추전방전위증에 대해 교과서나 논문을 읽다 보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일부의 척추 전방 전위증은 변형이 점차 심해지고 심한 증상을 동반합니다.
또한 다른 일부에서는 변형의 증가가 미미하고 증상도 경미한 경우가 존재하는 등 다양한 양상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그 자연 경과나 치료 방침에 대한 기술에 있어서 혼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성인에서는 척추전방전위증도 일반적인 퇴행성 척추질환과 마찬가지로 심한 요통이나 방사통이 계속되며
보존적 치료를 4주정도 시행해도 효과가 없을 때 시행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성인이 수술을 하는 주요 목적이 소아처럼 전위의 증가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척추 안정화와 신경 감압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령의 환자로 신경근 증상이나 간헐적 파행을 보이고, 축성통증(axial pain)은 별로 없으며,
추간판이 매우 좁아진 환자는 이미 안정화가 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감압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적응증입니다.
그러나 성인 척추전방 전위증에서의 표준 치료 방법은 유합술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치료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할 때 원인을 환자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이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니라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는 경우,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면 치료는 당연히 수박겉?기 식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특히 의학분야에서는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경우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안내해주는 게 환자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달려라병원 조석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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