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남성환자. 팔꿈치 통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던 그는 들어오자마자
“원장님! 해볼 치료는 다 해봤습니다. 주사라면 이력이 났고, 체외충격파 치료도 수없이 많이 해봤습니다. 어떻게든 해주세요.”
라고 말했다. 그 모습이 사뭇 비장했다. 수술이라도 각오하고 있다는 말투.
필자가 상세하게 살펴본 결과, 환자가 앓고 있는 병은 ‘테니스엘보’. 팔꿈치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병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환자는 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었고, 2년 전부터 테니스가 아닌 골프를 시작했다고 했다.
아프기 전까지는 골프 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냈다고 했다. 팔꿈치가 서서히 아파왔지만,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통증을 무시했던 게 큰 오산이었다. 수개월 이상 통증이 없어지지 않았다. 아차 싶은 마음에 인근 병원에서 주사치료(스테로이드)를 했다.
신기하게도 며칠만에 통증이 없어졌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멀쩡해진 줄 알았던 팔꿈치는 다시 2개월 남짓 지나자 전보다 더 아파왔다.
그 때부터 환자는 악순환을 겪게 된 것. 운동 뿐 아니라 일상생활도 어렵게 되자 온갖 비수술치료를 전전하다 필자를 찾아오게 된 것이다.
‘테니스엘보’의 정확한 의학적 병명은 ‘외상과염’이다. 사례에서처럼 테니스가 아니더라도 골프처럼 팔을 많이 사용하는 상황이 되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병이다. 일반적으로 중년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반복되는 가사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의 외측부분의 뼈가 돌출된 부분(외상과)에 통증이 생기는 병으로, 그곳에 붙는 힘줄의 미세파열이 반복되어 발생한다.
힘줄의 미세파열은 팔 사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손상된 만큼 다시 회복되기 때문에 병으로까지 진행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손상된 부분이 회복될 틈도 없이 반복적으로 무리하게 사용한다거나, 나이가 들면서 힘줄이 약해지고 회복력도 감소하는 경우 병이 발생할 수 있다.
팔꿈치통증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손 사용을 어려워한다. 물건을 들 때 힘을 주기 어렵거나 물건을 쉽게 놓치는 일도 빈번하게 경험하게 된다.
진단은 비교적 간단해서 일반인이라도 쉽게 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팔꿈치 통증을 있으며, 강하게 주먹을 쥐기 힘들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경우 의심할 수 있고, 외상과 부분을 손으로 눌렀을 때 압통이 유발된다면 거의 확실하다.
간혹 압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주먹을 쥐고 손목을 손등 쪽으로 강하게 꺾어서
통증이 유발되는지 유무를 확인하여 진단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초기에는 적절한 휴식만으로 잘 회복이 되나, 사례의 경우처럼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고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아픈 팔의 팔꿈치를 쭉 펴고 반대 손으로 손목을 손바닥 방향으로 꺾어주는 스트레칭 운동을 하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런 운동은 너무 아프지 않게 자주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 사례의 환자가 경험했던 주사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이때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가 매우 극적이지만, 많은 경우 일시적인 경우가 많고 재발할 경우 이전보다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비수술 치료를 해도 회복이 되지 않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병을 고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팔꿈치 양쪽에 작은 피부구멍을 낸 후, 초정밀 카메라와 초소형 기구를 삽입하여 수술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빠르게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보통 1-2주만 경과해도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달려라병원 박재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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