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손이 저리면 손목 터널 증후군일까? 목 디스크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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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8.21 | ||
60세 남성이 3개월 전부터 발생한 오른손 저림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손 저림 증상은 특히 약지 및 새끼손가락이 심했다고 합니다. 새끼손가락을 따라 팔꿈치까지 아팠다는 게 그 환자의 말. 저린 증상과 함께 새끼손가락 부위의 감각이 무뎌졌고, 젓가락 사용이나 단추 끼우기 등의 일상생활을 할 때 평상시와 달리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왼손에 비해 엄지와 검지 사이의 근육이 현저히 줄어들어 있는 게 관찰되었습니다. 흔히 손저림이 있으면 손목 터널 증후군이나 목 디스크 질환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정도는 인터넷시대인 21세기에 많은 분들이 할 수 있는 자가진단이죠. 손저림 원인 질환 중 이 두 개가 가장 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진단결과 이 60세 남성의 손저림 원인은 손목 터널 증후군이나 목 디스크 질환이 아니었습니다. 원인 질환은 바로 ‘팔꿈치 터널 증후군’으로 밝혀졌는데요. 손목 터널 안에서 신경이 눌려 손저림이 나타나는 질환을 손목 터널 증후군이라 하듯, 팔꿈치 터널 안에서 신경이 눌려 손저림이 나타나는 질환을 정형외과에선 팔꿈치 터널 증후군이라 합니다. 팔꿈치를 완전히 구부린 채로 잠을 자고 나서 잠에서 깰 때 약지 및 새끼손가락의 저린 증상이 생겼던 경험. 더 흔하게는 팔꿈치를 책상이나 탁자, 벽 등에 부딪히는 순간 손가락으로 전기가 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경우. 이런 경험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있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팔의 자세로 인해 늘어난 척골 신경의 긴장력과 팔꿈치 뼈(정확하게는 주두돌기)의 안쪽으로 지나가는 척골 신경의 위치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팔꿈치 터널 증후군은 팔꿈치 터널 안의 일부 조직이 커지거나 종양 등으로 팔꿈치 터널의 면적이 감소하여 척골 신경이 압박이 되는 경우, 팔꿈치 터널 주위의 염증, 퇴행성 관절염, 팔꿈치 주위에서 척골 신경이 꺾여 과도한 긴장력이 발생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가벼운 손저림으로 시작해 질환이 진행될수록 약지와 새끼손가락의 무딘 감각을 호소하게 되며 팔꿈치 부위의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젓가락 사용이나 단추 끼우기 등의 일상생활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팔꿈치 터널 증후군은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찰로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합니다. 진단을 확실히 하기 위해 근전도 및 신경전도 검사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초음파 등의 영상 검사를 요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기간이 짧은 경우는 소염제 등의 약물 치료로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팔꿈치 관절을 편 상태로 고정하는 야간 부목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간이 오래되고 증상이 심한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피할 수 없습니다. 척골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주위 조직을 박리하여 척골 신경을 감압해 주는 것이 수술적 치료 방법입니다. 수술 후 손저림은 신속히 회복되지만 무뎠던 감각은 그보다 더 천천히 회복되며, 근력 저하나 손 근육 위축은 수술 이후 수개월 내지 수년에 걸쳐 회복됩니다. 특히 근력 저하 및 손 근육 위축은 완전한 회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의 기간이 길수록 회복이 잘 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므로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방치된 증상으로 인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달려라병원 선지호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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