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2세인 S씨는 3주전 발생한 좌측 목, 견갑골, 승모근 주위 통증이 지속되어 병원을 방문했다.
사실 목부위의 추간판탈출증이 의심이 되는 증상이지만 아주 심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어 MRI 검사를 시행하였는데
검사상 경추 5-6번간 경추척수증 소견이 관찰되었다. 그래서 환자에게 다른 증상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그때서야 최근에 젓가락질, 셔츠 단추채우기 등의 섬세한 손동작이 힘들어지고, 이상하게 걸음걸이가 자꾸 부자연스러워진다고 했다.
S씨는 추간판탈출증의 증상은 심하지 않았으나 척수증 증상이 나타나 결국 수술을 하게 됐다. 섬세한 손동작이나 걸음걸이는 수술직후부터 호전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S씨는 목디스크가 아니라 이와 유사한 경추척수증이란 병을 앓고 있었다.
경추척수증은 목 디스크와 아주 흡사하지만 질병의 경과와 치료 방법이 판이하다.
경추척수증 하면 아직까지 생소한 질환이지만 평균 수명의 증가로 노인 인구와 함께 환자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질환이다.
경추척수증의 증상은 손에 둔한 감각 이상이나 저린 듯한 느낌이다. 이런 증상은 목 디스크와 아주 비슷하지만
목의 통증은 별로 없고 손 저림 증상도 목 디스크처럼 심하지는 않은 것이 보통이다.
다리에 둔한 감각이나 저린 느낌이 있어서 허리 척추의 질환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고,
몸의 균형 이상으로 보행이 어려워져서 뇌의 질환으로 혼동하기도 한다.
손의 세밀한 동작이 어려워져서 젓가락질이나 단추 채우는 동작이 어색해지고,
다리를 옆으로 넓게 벌려서 걸을 정도로 몸의 균형 감각이 나빠지기도 한다.
경추척수증과 목 디스크는 발생 원인부터 다르다. 목 디스크는 경추에서 손으로 가는 말초 신경이 눌리고 있는 반면,
경추척수증의 경우에는 경추의 가운데 있는 중추 신경이 눌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중추 신경이 눌리고 있기 때문에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잘 호전이 되지 않고, 간혹 목에 충격을 받으면 목 이하에 심한 마비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목 디스크와 많이 다른 점이다.
목 디스크의 경우에는 대개 물리치료,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고,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는 전체 환자의 10% 내외 정도이다.
하지만 경추척수증 환자의 경우 대부분에서 증상이 서서히 악화되고, 수술 이외의 방법으로는 증상의 호전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이미 밝혀져 있기 때문에
대개는 수술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고, 수술적인 치료는 가능하면 빠른 시기에 하는 것이 좋다.
S씨는 증상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에 목 디스크와는 다른 질환이란 것을 비교적 조기에 알게 되어 빨리 수술을 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회복도 빨라졌다.
하지만 대부분 환자의 경우 증상이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에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에서 증상을 늦게 알게 되어
수술을 해도 그 결과가 썩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수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경추척수증 환자는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 결국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환자도 힘들어지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보행도 어려워지고, 손의 사용이 어려워져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될 정도로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경추척수증이란 질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써 가능한 한 손과 발에 많은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달려라병원 조석훈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