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병력청취와 진찰 소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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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03.11 | ||
팔 다리가 아파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 중에는 필자가 자세한 병력 청취나 진찰을 하지 않았는데도 (필자가 환자의 x-ray 몇 장만 보고도) 자신의 통증 원인이 무언지를 알아맞히기를 바라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X-ray는 우리 몸의 구조 중 주로 뼈만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때문에 x-ray 하나로 환자의 상태를 즉각 진단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환자의 병력, 즉 현재의 통증이 언제 어떻게 시작해서 어떠한 경과를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가 하는 병력 청취가 필요합니다. 또한 의사가 직접 진찰해서 얻는 진찰 소견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병력 청취와 진찰 소견으로 잠정 진단을 한 다음에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기 위해서 검사를 하는 것이지요. 특히 정형외과라는 분야는 팔 다리 통증을 다루기 때문에, 팔 다리가 잘 움직이는지, 변형은 없는지, 어떤 자세에서 통증이 유발되는지, 눌러서 아픈 부위(압통 부위)는 없는지 등의 진찰 소견이 매우 중요한 분야입니다. 진찰은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정상적으로 보행을 하는지, 아픈 허리나 팔을 받치고 들어오지는 않는지를 먼저 살피고 환자의 표정, 안색, 목소리 등으로 보다 상세하게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시작합니다. 그 다음으로 환자의 아픈 부위를 육안으로 살펴 보고 아픈 부위를 만져 보는 촉진을 합니다. 촉진을 통해 부어 있거나 열은 나지 않는지 또는 압통은 없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아픈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정상인지 확인하고, 운동 범위 확인 시 통증이 유발되지 않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필요에 따라 근력을 측정하고 운동신경이나 감각신경의 마비 유무를 확인합니다. 따라서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떠한 검사를 할 것인지 선택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충분한 병력 청취와 세심한 신체 진찰을 통해 잠정 진단을 결정하게 되고, 그 잠정 진단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적절한 검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쓸모없는 검사는 의료비만 증가시키고 자칫하면 진단에 혼란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검사 결과만으로 진단을 할 수는 없습니다. 병력 청취와 진찰 소견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상태에서 검사만으로 올바른 진단을 찾기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의 어깨 MRI 촬영 결과 회전근개 파열 소견이 있더라도 어깨 전문의의 병력 청취와 진찰 상 그 환자의 어깨 통증의 원인이 회전근개 파열이 아니라 어깨 관절과는 전혀 상관없는 목 디스크 질환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기 또한 날로 발전하게 되어 CT, MRI 등의 좋은 검사 방법들이 생겨나서 이전보다 정확한 진단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학 기술의 발전에도 변치 않는 것은 의사의 병력 청취와 진찰 소견이 진단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진료를 받게 될 경우엔,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을 세심하게 하는 의사를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성실히 협조해주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그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첫 번째 과정이니까 말입니다. 달려라병원 선지호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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